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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인식과 치안, 우리가 말하는 것의 진짜 의미

작성자
marketing
작성일
2025-09-23 09:29
조회
7781
영국 전 생체인식 및 감시카메라 커미셔너, 프레이저 샘슨(Fraser Sampson) 교수 작성

 

작성자: Fraser Sampson

보도일자: 2025년 9월 18일

출처: Biometricupdate.com

 

제가 영국의 생체인식 및 감시카메라 커미셔너(Biometrics and Surveillance Camera Commissioner)로 재직하던 시절, “우리가 생체인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말하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블로그르 쓴 적이 있습니다. 벌써 4년 전 이야기입니다. 당시 영국 사회가 이야기하고 있던 것은, 이미 허술했던 생체인식 및 감시 기술에 대한 규제 체계를 더욱 약화시키려는 움직임이었습니다.

 

그 이후로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왔고, 대중의 기대치 또한 그에 맞춰 변화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규제는 어디에 와 있을까요? 최근 보고서들은, 생체인식 기술에 대한 정책과 규제 개혁의 속도가 기술 발전과 사회적 기대에 현저히 못 미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 가능한 것(what can be done),
  • 허용되는 것(what must/must not be done),
  •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것(what we support being done)

사이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으며, 이를 좁힐 수 있는 기회의 창은 점점 더 좁아지고 있습니다. 저는 다시금 레이먼드 카버(Raymond Carver)의 글을 떠올리며, 오늘날 우리가 생체인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무엇을 말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지 다시 되짚어볼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여전히 생체인식과 치안(policing)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것은 국가 주도의 감시가 최악의 공포이며, ‘오웰적(Orwellian)’이라는 형용사가 자동으로 따라붙는 허구적 세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지금 생체인식 기술이 우리를 이끈 방향은 그와는 전혀 다릅니다 – 그리고 우리 역시 그런 방향으로 이끌어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지금 ‘경찰이 사람들의 이미지를 수집하는 시대’에서 ‘사람들로부터 이미지를 받는 시대’로 이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국가 정보기관이 사용하던 생체인식 기술에 일반 시민이 접근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제 우리는

  • 입술 읽기 기능이 탑재된 AI 기반 스마트 안경,
  • 생체 존재 감지(liveness detection) 앱,
  • 사람의 움직임을 벽 너머로 감지하는 Wi-Fi 라우터

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규제 프레임워크에 대해 말할 때, 오웰(Orwell)이 묘사한 미래, 즉 고정된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가시적이고 공공에서 운영하는 카메라들이 감시하던 ‘AI 이전 시대’를 기준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직, 이제는 시민이 통제하는 생체인식 장비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들을 서로 간에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 그리고 사건 발생 시마다 경찰이 대중에게 ‘영상을 업로드해달라’고 요청하는 상황에서 이 데이터를 경찰과 어떻게 공유할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시민 전체의 생체인식 능력이 어떻게 집단화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국가가 점점 시민이 수집한 데이터에 의존하게 될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왜 EU AI 법안(EU AI Act)조차 이 진화 단계를 간과했는지, 그리고 AI의 미래를 75년 된 소설로 예측하려는 것이 얼마나 상상력의 아이러니한 실패인지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생체인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 여전히 얼굴 인식 알고리즘이 과거 얼마나 부정확했는지를 말하지만, 지금은 거의 100%에 가까운 정확도를 달성하고 있으며,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사용하는 생체 기술에 대해선 오히려 신뢰를 보이고 있다는 사실은 간과합니다. 우리는 경찰이 생체인식 기술을 책임감 있게 사용할지를 믿을 수 있느냐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사실 이것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책임성과 통제의 문제입니다. 우리는 기술의 침해성(intrusiveness)에 대해 말하지만, 그 기술이 이미 얼마나 많은 위법 행위를 방지하고 있는지, 즉 침해적인 것은 기술이 아니라 그 행동이라는 점은 거의 언급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데이터 권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작 경찰이 찾고 있는 사람이 이 기술을 피해 숨을 수 있게 만들어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만들어냅니다. 우리는 DNA와 지문이 형사 수사를 어떻게 혁신시켰는지에 대해 점점 덜 이야기하고, 음주 단속과 수치 역산(back calculation)이 도로를 얼마나 안전하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이 새로운 생체인식 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은 실시간 얼굴 인식(LFR)이 성범죄를 예방하거나 공공 행사를 관리하는 데 어떤 추가적인 역량을 제공하는지에 대해 말합니다. 또한 체포된 용의자의 소지품, 휴대물, 통제 중인 물품은 모두 수색할 수 있으면서도, 용의자의 지문이나 얼굴로 잠긴 스마트폰은, 설령 그 안에 중범죄 관련 증거가 있어도 접근할 수 없다는 모순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용의자의 신발 자국을 채취할 때 경찰이 따라야 할 절차는 명시한 법률이 있으면서도, 신체 이미지, 음성, 홍채 패턴 등 생물학적 신원을 대량으로 수집하고 저장하는 행위에 대해선 아무런 법적 지침이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말합니다.

 

우리는 이제 생체인식 기술이 ‘길거리 상점’ 곳곳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장 직원들은

  • 미성년자 구매를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연령 확인 도구,
  • 고객의 침을 맞는 일이 반복되면서 지급받은 DNA 채취 키트,
  • 그리고 매장에서 매일 보고되는 2만 건의 폭행과 5만 건의 절도 사건을 예방하는 데 LFR이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일부 소매업체가 생체인식 기술을 그냥 ‘똑똑한 CCTV 카메라’ 정도로 여기며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쉽게 설치하고 있다는 사실은 잘 이야기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반드시 이야기해야 합니다. 우리는 상점에서 사용되는 생체인식 기술을 단순한 보안 솔루션이 아닌, ‘산업안전(Health & Safety)’ 이슈로 바라봐야 하며, 그렇기 때문에 단일 강제 표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논의해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부분적인 규제는 곧 ‘무규제’와 다름없다는 사실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차량 번호판과 같은 신원 시스템에서 영국 내 등록된 공급업체 4만 곳 중 일부가 정부 허가 리스트에 올라 있음에도 불법 판매를 계속하고 있는 현실은 등록만으로는 통제가 되지 않는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분명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생체인식 기술 전반에 대한 기준(standard)에 대해 이야기할 때, 사실 모든 규제 체계에서 진짜로 답해야 할 단 하나의 질문이 있습니다. “이것이 대중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있는가?”

 

생체인식에 대한 규제는 명확하고, 일관되며, 포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나누는 논의는, 어떤 한 요소나 기술만이 아닌 그 기술이 작동하는 ‘전체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여야 합니다. 특정 기술을 악마화하거나, 반대로 신격화하는 것은 비이성적이며, 법이 기술 창의성의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기대하는 것은 그저 환상일 뿐입니다. 우리가 생체인식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 그 기술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과 상호 의존성,
  • 이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
  • 사용함으로써 생길 수 있는 위험,
  • 그리고 사람들의 정당한 기대를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는지

에 대해 함께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는 현실 세계의 미래에 계획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회’를 아직 잡을 수 있을 때 붙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가 무엇을 이야기하든 그건 결국 말뿐일 뿐입니다.

 

저자 소개

프레이저 샘슨(Fraser Sampson)은 영국 전 생체인식 및 감시카메라 커미셔너(UK Biometrics & Surveillance Camera Commissioner)이며, 현재 테러·회복력·정보·조직범죄 연구센터(CENTRIC)의 거버넌스 및 국가안보 교수이자 페이스워치(Facewatch)의 비상임 이사(Non-Executive Director)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