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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데이터를 누구에게 맡기겠습니까 – 페이스북인가, 요티(Yoti)인가?
연령 인증 기술의 프라이버시 우려, 결국 소셜미디어의 의도에 힘 실어줘
작성자: Joel R. McConvey
보도일자: 2025년 9월 2일
출처: Biometricupdate.com
호주 연령 보장 기술 시험(AATT)의 최종 보고서가 공개되자, 다양한 입장의 업체, 학계 인사, 관찰자들이 이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들의 반응은 기술의 타당성을 인정하는 의견부터, 개념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 그리고 강력한 반대까지 폭넓게 분포되어 있다.
사이언스 미디어 센터(Science Media Centre, SMC)는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겸을 수집했는데, 대부분은 반대 입장에 가깝다. 전반적으로 온라인 연령 보장이라는 개념 자체에 대한 깊은 불신과, 불필요한 데이터 수집에 대한 반감이 담겨 있다. 그러나 그중 상당수는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익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오히려 옹호하는 입장으로 작성되어 있다.
이러한 흐름은 호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소셜미디어를 위한 연령 인증 요구에 대한 논쟁의 모순을 보여준다. 즉, 온라인 연령 확인 기술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데이터를 대규모로 수집해 제국을 쌓아온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들보다 오히려 개인정보를 더 못 다룰 존재로 선제적으로 낙인찍히고 있는 기묘한 긴장감이 존재하는 것이다.
불필요한 데이터 수집으로 인한 범위 확장, 여전히 민감한 쟁점
맥쿼리 대학교(Macquarie University) 컴퓨터과학과의 수석 강사 하산 아스가르(Dr. Hassan Asghar) 박사는, 문서 기반 인증 방식은 일부 정부 서비스에서 이미 익숙한 절차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 방식을 소셜미디어 플랫폼으로 확장하게 되면, 이제는 사람들이 가장 민감한 문서를 훨씬 더 많은 기업들과 공유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며 우려를 표한다. 그는 “이들 기업이 문서를 확인한 뒤 이를 보관하지 않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로 나의 연령이 확인된 후 모든 정보를 제대로 삭제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퀸즐랜드 공과대학교(QUT) 커뮤니케이션 학부의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교수이자 디지털 미디어 연구센터(Digital Media Research Centre) 소장, 그리고 ARC 자동화 의사결정 및 사회 연구센터(ARC Centre of Excellence for Automated Decision Making and Society)의 수석 연구원인 대니얼 앵거스(Daniel Angus) 교수는 보고서가 언급한 다음 문장에 문제를 제기한다: “향후 규제에 대비해 불필요한 데이터 보관이 발생할 수 있음.” 그는 이를 “범위 확장(scope creep)과 모든 호주인을 위한 프라이버시 리스크로 이어지는 열려 있는 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그는 현재 가장 성능이 좋은 시스템에서도 오탐(false positive) 및 미탐(false negative) 비율이 약 3% 수준이라는 오류율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현실적으로 이는 수만 명의 호주 국민이 정당한 사용자임에도 디지털 서비스 이용에서 잘못 차단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보고서는 이런 심각한 결과에 대해서는 다루지 않고, 단지 추상적인 정확도 수치로 축소해버렸습니다.”
소셜미디어, 해로운가 필수적인가… 비판자들도 갈팡질팡
RMIT 대학에서 혁신적 인터랙티브 기술을 가르치는 수석 강사 다나 맥케이(Dana McKay) 박사는 다음과 같은 주장을 펼치며 모순된 입장을 드러낸다. 그녀는 “소셜미디어 기업의 데이터 관리 관행을 포함해, 사람들이 – 어린이를 포함해 – 자신의 진짜 정체를 소셜미디어 플랫폼이나 온라인 상의 타인에게 숨기고자 할 만한 정당한 이유가 많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몇 문장 뒤에는, 소셜 플랫폼이 LGBTQ+ 청소년들에게 중요한 지원 수단임을 강조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부의 지지와 연결이 가장 절실한 이들이, 바로 이런 기술적 장치들로 인해 그 도움을 박탈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뉴사우스웨일스 대학교에서 컴퓨터 및 교육 연구 그룹장을 맡고 있는 제이크 렌젤라(Jake Renzella) 박사 또한 의심을 목소리를 더한다. 그는 컴퓨터과학 전공 책임자이자 디지털 인프라 전략 책임자로서, “여기서의 핵심 문제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이 중대한 기능을 외부에 위탁함으로써 새롭게 발생하는 위험”이라며 “보고서에서는 수십 개의 외부 제3자 업체를 인증 프로세스에 포함시키자고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각각이 데이터 보안에 있어 잠재적인 취약 지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같은 반대 목소리는, AATT의 이해관계자 자문의원회에서 사임한 전자프론티어재단(EFF) 존 페인(John Pane) 위원장의 비판과도 맥을 같이한다. 그는 AATT가 개념 정의조차 명확히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퇴했다. “제가 실제로 기술 시험단에게 ‘프라이버시란 무엇을 의미합니까? 효과적이라는 것은 어떤 기준입니까? 효율적이라는 것은 무엇입니까?’라고 질문했을 때, 어느 누구도 제대로 된 설명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얘들아, 소셜미디어가 없던 시절에 대해 이야기해줄게…”
모든 사람이 연령 인증 기술 제공업체를 향해 ‘마녀사냥’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스윈번 공과대학교(Swinburne University of Technology) 미디어학과의 수석 강사인 벨린다 바넷(Belinda Barnet) 박사는 “예상대로 이번 보고서에서는 몇몇 방식에 대해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지만, 불필요한 데이터 저장 없이 연령 인증을 제공할 수 있는 제3자 검증업체도 있다고 설명했다”며, “개인적으로는 페이스북에 여권을 넘기기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제3자 방식을 채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많은 논평자들은 ‘16세 미만 사용자 금지’ 조치는 임시방편일 뿐,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유발하는 근본적 해악에는 손도 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실질적인 안전은 유해 콘텐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논쟁이 진정성을 갖고 이루어지려면 고차원의 질문이 필요하다. 왜 우리는 연령 인증 업계보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들이 운영하는 초거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더 신뢰하는가? 왜 마크 저커버그나 일론 머스크는, 요티(Yoti)의 로빈 톰스(Robin Tombs) 같은 CEO보다 더 쉽게 옹호되는 존재가 되었는가? 그리고 왜 소셜미디어가 일부 취약계층의 ‘생존에 필요한 필수재’로 여겨지게 되었는가?
실리콘밸리는 오랜 시간에 걸쳐 “소셜미디어 없이는 살 수 없다”는 서사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왔다. 그리고 지금, 프라이버시 감시 단체들조차도 자발적으로 제3자 검증을 수용한 연령 인증 기술 제공자나 규제 당국에 맞서 소셜미디어를 옹호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한편, 우리는 이런 질문도 던져볼 수 있다. 과연 호주에서처럼 공공 차원에서 대규모로 소셜미디어 기술을 검증해 본 사례가 단 한 번이라도 있었는가? 혹시 그나마 가장 가까웠던 건, 마크 저커버그가 미국 의회에 출석해 소셜미디어에서 성착취나 괴롭힘을 당한 끝에 사망한 아동의 부모에게 사과했던 그 증언 장면이 아니었을까?
모두 갖거나 전부 포기하라? 연령 인증에 완벽만을 요구하는 건 어리석은 일
호주의 커틴 대학교(Curtin University)에서 인터넷 연구학 교수이자 ARC 디지털 아동 우수연구센터(ARC Centre of Excellence for the Digital Child)의 수석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타마 리버(Tama Leaver) 교수는, 연령 인증 기술에 대한 잘못된 사고방식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준다.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이번 시험에서 기술 도구의 유효성을 판단하기 위해 사용된 기준은, 온라인에서의 평범한 호주인들이 기대하는 바와 완전히 어긋난다. 호주인들은 이 도구들이 정말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알고 싶어하며,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은 매번 완벽하게 작동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 보고서의 증거는, 그런 도구들이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연령 인증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100% 완벽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생각은 터무니없다. 예를 들어, 10대에게 자살을 유도했다는 비판을 받은 ChatGPT 역시 완벽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디지털 프라이버시 절대주의자들의 거센 항의 없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만약 우리가 ‘완벽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기술을 폐기해야 한다면, 챗봇은 물론이고 당신의 자동차도 없애야 할 것이다. 결국 이 문제는, 자동차라는 이동형 사망 기계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우리가 계속 마주해 온 과제와 같다. 즉, 완벽하지 않더라도 조금씩 더 안전하게 만드는 노력,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대중의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바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