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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디지털 ID 제도, 업계·대중·프라이버시 단체 사이에서 의견 분분

작성자
marketing
작성일
2025-11-21 09:19
조회
5337
의회는 디지털 ID의 이점·위험에 대한 근거를 요구하며 논쟁은 더욱 격화

 

작성자: Joel R. McConvey

보도일자: 2025년 11월 18일

출처: Biometricupdate.com

 

영국에서 정부 주도의 디지털 ID는 늘 복잡한 관계였다. 그 배경에는 과거의 실패가 있다. 2006년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부가 추진했던 국가 신분증 도입 계획은 대중의 강한 반발을 샀고 결국 오래가지 못했다. 현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키어 스타머 총리의 디지털 ID 제안을 둘러싸고 여론의 지지와 반대가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으며, 공인 생체인증 업체들은 자신들이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신뢰(trust)와 포용성(inclusivity) 문제 역시 여전히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스타머의 디지털 ID 계획, 여론 지지 추락으로 난관에 직면

혼란 속에서 영국 정부는 오래 진행 예정이던 디지털 ID 공개 협의(공청회)를 2026년으로 연기하고 있다. PoliticsHome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 지연의 이유 중 하나는 디지털 ID 정책이 최근 과학·혁신·기술부(DIST)에서 내각부(Cabinet Office)로 이관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영국 정부가 자국 시민들에게 디지털 ID 도입 필요성을 설득하는 데 겪는 전반적 어려움을 반영하기도 한다.

 

보도는 More in Common 설문조사를 인용해, 영국의 디지털 ID 프로그램이 키어 스타머 총리에 의해 발표된 직후인 9월 주말에 순 지지율이 35%에서 -14%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정책 리더들은 원인 중 일부를 잘못된 정보(misinformation) 탓으로 돌린다. BBC는 이미 한 코미디 프로그램이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아들이 소유한 회사가 영국의 디지털 ID 사업을 수주했다”는 허위 주장을 반복한 데 대해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보도에 따르면, 내각부 대변인은 PoliticsHome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문가 팀이 빠른 속도로 제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미 성공적인 디지털 ID 제도를 운영중인 덴마크·호주 등의 사례를 참고해, 안전하고 편리하며 포용적인 시스템을 구축할 것입니다.”

 

영국 디지털 ID 추진 방안: 웨스트민스터 e포럼이 던진 핵심 질문들

영국에서 건전한 디지털 ID 생태계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최근 열린 웨스트민스터 e포럼 디지털 ID 정책 콘퍼런스의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혁신 및 기존 체계와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 특히 디지털 신원 및 속성 프레임워크(DIATF)를 둘러싼 논쟁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두 번의 패널 세션에서는 이보다 더 폭넓은 주제가 다뤄졌다.

 

‘도입, 거버넌스, 시장 동향’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Kennedys의 기술·데이터 담당 법률 디렉터인 카트리오나 멜턴(Catriona Melton)은 영국 데이터사용·접근법(Data (Use and Access) Act) 제2부가 어떻게 영국 디지털 ID 도입의 기반을 마련하고, 신원 확인을 “더 쉽고, 저렴하고, 안전하게” 만드는지 분석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제2부의 목적은 영국 내에서 신원 및 속성 증명을 제공할 수 있는 신뢰 기반 DVS(디지털 검증 서비스) 시장을 형성하는 데 있습니다. 영국 국민이 신원을 증명하기 위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죠.”

 

DIATF 기준에 따라 DVS(디지털 검증 서비스) 인증을 받은 제공업체는 신뢰 레지스트리(trust registry)에 등록되고, 트러스트마크(trustmark) 사용 권한도 부여받게 된다. 그러나 멜턴이 “가장 흥미로운 부분”이라고 부르는 요소는 많은 이들에게 잠재적 우려 요인이기도 하다. 바로 ‘정보 게이트웨이(information gateway)’ 조항이다. 이 조항에 따라 DVS 제공업체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개인의 요청이 있을 경우 열람·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된다.

 

멜턴은 제2부(Part 2)가 DVS를 통해 하려는 일과, 정부가 추진하는 의무적 디지털 ID 제도를 명확히 구분한다. 제2부는 원래 “국민이 온라인에서 자신의 신원을 검증할 수 있는 수단에 접근하도록 하기 위한 제도”였기 때문이다.

 

아직 제2부는 발효되지 않았으며, 법적·행정적 과제가 남아 있다. 결국 핵심은 신뢰(trust)이며, 그것을 어떻게 획득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멜턴은 말한다.

 

그녀는 이렇게 강조한다. “새로운 DVS 프레임워크의 성공은 신뢰에 달려 있으며, 그 신뢰는 명확하고 법적으로 확실한 기준, 그리고 운영 단계에서 보안·프라이버시·광범위한 접근성을 보장하며 기존 영국 법률에 부합하는 표준을 확립하는 데 달려 있습니다.”

 

디지털 ID, ‘쉽고 유익하며 신뢰할 수 있을 때’ 성공한다

Which?의 수석 정책 자문위원인 스테파니 보스위크(Stephanie Borthwick)는 디지털 ID 계획을 소비자 관점에서 바라보며, 데이터 최소 수집(data minimization), 사기 방지, 더 나은 사용자 경험 등 다양한 이점을 설명했다. 동시에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선택권, 품질, 안전성, 구제 절차에 대한 우려도 짚었다. 이를테면 어떤 사람들은 음성 기반 생체인증 시스템이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것을 걱정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보스위크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향후 정부가 운영하는 디지털 ID를 사용하는 소비자들도 신뢰 프레임워크(trust framework) 아래 규제되는 민간 서비스와 동일한 수준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핀테크 플랫폼 Revolut의 운영 총괄 매니저 조지프 코드리(Joseph Cordrey)는 간단하지만 강력한 핵심을 짚었다. “사람들이 디지털 신원을 사용하고 싶어야 합니다. 그들의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기 때문이어야 합니다. 가능한 한 단순하고, 타협이나 복잡함이 없어야 합니다.”

 

코드리는 앞으로 나올 주류 판매 관련 라이선싱 법령의 2차 가이드라인을 높게 평가했다. 이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고객들은 DIATF 인증 기업의 디지털 ID로 나이를 증명할 수 있게 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이건 매우 단순하고 이해하기 쉬운 사례이며, 우리가 가장 먼저 앞세워야 할 대표적 활용 사례입니다.”

 

“문제는, 라이선싱법에는 2차 가이드라인이 존재하지만 그 밖의 다른 분야에서는 DIATF 등록 사업자를 의무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2차 가이드라인이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슈퍼마켓이 은행보다 더 높은 수준의 신원 검증 요건을 갖게 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죠.” 왜냐하면 슈퍼마켓은 연령 확인을 위해 등록된 DVS를 사용해야 하지만, “은행은 문서 검증을 위해 반드시 DIATF 기준의 인증된 디지털 검증 서비스를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다시 핵심은 같다. 정부가 발급하는 디지털 ID도 DIATF 인증 기업이 제공하는 디지털 ID와 동일한 표준을 적용받아야 한다는 것.

 

코드리는 이어서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주시하고 있는 두 가지는, ①일상적인 사용사례가 실제로 우선순위에 두어지고 있는가, ②그리고 그 디지털 ID를 활용해야 하는 슈퍼마켓·도박업체 등 민간 서비스 제공자들이 이 체계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명확히 이해할 수 있는가입니다. 누구에게서 어떤 ID를 받아들일 수 있고, 어떤 것은 허용되지 않는지 – 현재로서는 너무 혼란스러워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또한 그는, 이러한 혼란스러운 상황 위에 ‘의무적 디지털 ID’를 도입하는 것은 도입률(adoption curve)을 오히려 낮출 뿐이라고 지적한다.

 

패널들의 전체적인 메시지는 명확하다. 대중에게 디지털 ID를 받아들이게 하려면, 그 제도는 공정하고, 쉽고, 투명하며, 이해 가능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생체인식·디지털 ID 업계는 정부 계획에 주변화되고 배제된 느낌을 받고 있다. 정작 정부가 업계와 손을 맞잡아야 하는 그 시점에 말이다.

 

난민 디지털 신원 구축의 핵심 도구: 생체인식과 블록체인

현재 영국에서 디지털 ID보다 더 뜨거운 이슈가 있다면, 바로 ‘이민 문제’일 것이다. 이에 대해 에므레 에렌 코크마즈(Dr. Emre Eren Korkmaz)는 난민에게 신원 디지털화가 왜 중요한지를 설명하는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현금 지원부터 고용, 사회적·보안적 이유에 이르기까지 신원 확인은 매우 중요하며, 그래서 이 주제가 중요한 것입니다.” ID가 없으면 은행 계좌 개설, 지원 수령, 교육·주거권 등 기본적인 권리 접근이 훨씬 어려워진다.

 

코크마즈는 생체인식과 블록체인이 난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신원을 부여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아가는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본국을 떠나 강제로 피난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그 중요성은 더 크다.

 

그는 덧붙인다. 디지털 ID는 베제(exclusion)에도 쓰일 수 있고 포용(inclusion)에도 쓰일 수 있으며, 따라서 어떻게 이 기술을 거버넌스할 것인지 논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누구를 포함시키고, 누구를 어떤 기준에서 제외해야 하며, 또 연령·성별·장애·법적 지위 등 취약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어떻게 지원할 것인지까지 모두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ID의 경제적 효과는 막대하다: techUK

techUK의 기술·혁신 담당 부국장인 로라 포스터(Laura Foster)는 디지털 ID가 가져올 경제적·사회적 영향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정부 공식 기록에 따르면, 영국의 민간 디지털 신원 검증 산업은 이미 약 1만1천 명을 고용하고 있습니다. 매출은 20억 파운드를 넘고, 2030년에는 40억 파운드로 두 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녀는 이 산업의 핵심 강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디지털 ID 산업은 수출 중심 산업입니다. 영국에 본사를 둔 디지털 ID 기업의 34%가 해외 시장에 물리적 진출을 하고 있으며, 그 중 상위 20개 기업의 57%는 해외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즉, 이 산업은 이미 영국 외부에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고, 다른 국가들도 영국의 전문성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이 산업은 앞으로도 확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입니다.”

 

패널로 함께한 CFIT(금융·혁신·기술 센터)의 롭 해슬링턴(Rob Haslingden) 영향 평가 및 참여 책임자도 영국 기업들이 디지털 ID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디지털 ID에는 엄청난 경제적 잠재 효과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1년~1년 반 동안 진행한 연구를 통해, 기업용 디지털 ID(Company Digital ID)를 도입할 경우 발생할 거시경제적 효과를 분석했으며, 그 결과 상호운용성과 정확하고 안전한 공유가 가능한 ‘검증된 디지털 기업 신원’을 갖게 되면 기업들이 절감할 규제 준수 비용이 약 17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산정했습니다.”

 

내무위원회, 토니 블레어 연구소·빅브라더워치로부터 의견 청취

포스터(Foster)는 화요일 열린 영국 의회 내무위원회(Home Affairs Committee)의 ‘전원 증언 회의(all-evidence meeting)’에도 참석해, 토니 블레어 연구소(Tony Blair Institute), 빅브라더워치(Big Brother Watch), 오픈라이츠그룹(Open Rights Group) 등과 함께 의견을 제시했다.

 

회의의 주제는 “새로운 디지털 신원 시스템의 잠재력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였으며, 논의 범위는 매우 광범위했다. 그러나 공통된 핵심은 대중의 신뢰를 어떻게 얻을 것인가였고,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연달아 이어졌다.

  •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ID를 원하나?
  • 실제로 사용하려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 인도 아다하르(Aadhaar)처럼 의무적 디지털 ID 제도가 영국에서 가능할까? (이에 대한 답은 “거의 확실히 불가능하다.”)

 

신뢰 문제 외에도 중요한 쟁점은 포용성(inclusivity)이다. 완전한 디지털 사회에서 누가 뒤처지게 되는가? 알고리즘 기반 의사결정이 취약 계층에게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가? 많은 사람들은 스타머 총리의 디지털 ID 계획이 강경한 이미 정책을 정당화하기 위한 구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영국 정부는 디지털 ID 제도 도입 의지는 여전히 보이고 있지만, 점점 주춤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는 이미 이 제도가 “사실상 끝났다”고 말한다. 빅브라더워치의 국장 실키 카를로(Silkie Carlo)는 스타머 총리가 이 계획을 발표한 방식 때문에 영국 내 디지털 ID 지지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주장한다. “이번 정부에서는 회복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고, 향후 5~10년 동안도 어려울 것입니다.” 그녀는 해당 제도에 반대하는 청원에 300만 명 가까운 서명이 모인 것을 근거로 “국민들이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기대할 만한 입장은 토니 블레어 연구소(TBI)의 정부혁신정책 국장 알렉산더 이오사드(Alexander Iosad)다. 그는 키어 스타머의 제안에 대한 대중의 거센 반발이 계획이 완전히 좌초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PoliticsHome에 기고한 글에서 이오사드는 영국이 “그림자 경제의 문제점을 해결하는 수준을 넘어서는 야심 있는 디지털 ID 비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올바르게 구축된다면, 디지털 ID는 개인화되고, 예방적이며, 항상 접근 가능한 새로운 공공서비스 모델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또한 권리를 보호하고, 시민의 삶에 최소한으로 개입하는 정부 모델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제대로 만들기만 한다면, 사람들은 디지털 ID를 원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동의하지 않는 시각도 여전하다.

 

하지만 정작 디지털 ID를 실제로 제공하게 될 기업들은 이번 특별위원회 증언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리처드 올리펀트(Richard Oliphant)는 링크드인 글에서 이를 다음과 같이 비유한다. “이는 마치 축구의 미래를 논한다면서 축구 기자들과 비평가들만 불러놓고, 정작 선수들은 초대하지 않는 것과 같다.”

 

올리펀트는 이렇게 강조한다. “영국은 디지털 ID에 대해 깊고 세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이 논의는 이미 공포 조장이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이익에 초점에 맞춰야 합니다. DIATF와 40개가 넘는 인증된 신원확인 서비스 제공업체가 이 논의의 중심에 있어야 합니다.”